2주차

"1997년 외환위기 재연" vs "외환보유고 넉넉"…한국 경제위기설 논쟁 격화

'위기다'-고환율·고물가 악재, 무역수지 6개월 연속 적자 타격
'아니다'-대외건전성 지표 양호…추경호 "경상수지도 괜찮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일본의 엔화와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며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도하며 경제위기설에 불을 지폈다.
일본과 중국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글로벌 펀드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자금을 회수하면 대량 자본 이탈로 이어져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
국내 경제도 고환율·고물가·무역적자 등 악재로 복합위기
지난 6월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6.3%로 6%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것도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도 37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반년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역시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장기 저성장 기조로 본격 진입했다고 분석
국내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이나 유동성 지표가 양호해 경제위기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은 엄청난 외환보유고가 있고 경상수지도 큰 틀에서 괜찮다. 단기적인 자본 움직임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위기 상황의 재연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경제위기설을 일축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외화유동성 상황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어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고, 현대경제연구원도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에너지·자원 외교를 강화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약

조만간 물가상승률 낮아지면서 금리·환율 돌아선다

물가 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지면서 금리는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점차 상승할 가능성
경기가 좋아지면 수요가 늘어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반면, 주가가 하락하면 경기가 나빠지고 수요 감소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다.
지난해 6월을 고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시기에 미래의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도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소비와 생산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경제지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에는 수출 증가로 국내총생산이 전분기에 비해 0.6% 성장했고, 2분기에는 소비가 증가했지만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빠르면 올해 4분기부터는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2분기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도 둔화하고 있다. 올해 6월 이후 소매판매액 감소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물가가 오르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주가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주가 하락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최근에는 집값마저 떨어지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
수출과 소비 감소로 올해 4분기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우리 경제가 침체에 빠질 전망이다. 수요가 위축되면 물가 상승률도 낮아진다. 최근 주가 급락은 경기침체 정도가 커지고 물가 상승률도 그만큼 떨어질 것을 시사한다.

요약

한국경제 버팀목 무역수지 IMF후 첫 6개월 연속 적자

6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촉발되기 직전인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무역 적자가 지속되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달러가 더 많아져 가뜩이나 하락 중인 원화값이 추가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외환위기 직전에는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무려 53개월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국가신용등급 추락과 환율 급등(원화값 하락)의 단초를 제공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무역수지가 3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요약

정부, 민간 해외 금융자산 국내로 유인해 ‘환율 방어’ 모색

환율이 치솟을 때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풀어 막는 것처럼 민간 대외 자산을 국내로 들여오면 이를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쓸 수 있다는 것
환차익까지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대외자산을 국내로 돌릴 유인이 충분하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해외 금융시장이 침체 흐름 속에 있어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자산을 국내로 들여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총 대외금융자산은 2분기 기준 2조1235억달러(약 2973조원)다. 여기서 외환보유액을 제외하면 약 1조7000억달러(약 2380조원)가 민간이 보유한 대외자산이다. 민간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은 경영 참여를 목표로 획득한 외국 회사의 지분이나 시세차익 등을 얻으려고 사들인 해외 주식·채권, 기타 무역 신용이나 해외 예금 자산 등 다양한 형태의 내국인 소유 해외 자산 등
정부는 1조7000억달러의 민간 보유 대외금융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달러를 국내로 들여올 수 있으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인센티브를 검토 중이다. 들여온 해외 자산을 국내에 투자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자산에서 대외부채를 뺀 것)은 2012년 말 마이너스 977억달러에서 올해 2분기 7441억달러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4364억달러)을 제외하면 3000억달러가량이 민간이 보유한 순금융자산이다.
“정부가 민간 대외자산을 늘려왔던 이유는 급속한 환율 상승 시기에 대외자산이 안전판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
세계적인 긴축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 주식과 채권 등 대외금융자산의 손실이 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손절매가 아니라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외금융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순대외자산 중 환류 인센티브를 고려할 수 있는 분야는 대부분 해외 주식 투자일 텐데, 환율로는 이익이어도 수익률이 너무 나쁘면 개인이 이를 털고 오긴 쉽지 않을 것”
“세제 혜택 등은 이왕 들여올 자산을 더 빨리 들어오게 한다든지 하는 미미한 영향을 줄 순 있지만 큰 흐름을 바꾸는 파격적인 조치가 되진 못할 것”
“민간이 해외 주식을 팔아 원화로 환전하면 양도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요약

[뒷북경제] 정부는 외환위기 아니라는데… 위기 상황 보여주는 이 '지표'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은 제2 환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
8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가 4400억 달러에 이르고 과거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인 은행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매우 타이트하게 관리되고 있어 설령 위기 상황이 오더라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된다
다만 모든 지표가 안정적이라는 정부 설명과 달리 일부 지표는 벌써 위기 신호
달러 조달 시장에서 핵심 지표로 통하는 ‘스와프베이시스’가 대표적입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스와프베이시스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됐으나 최근 들어 이 지수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스와프베이시스는 달러스와프(CRS) 금리에서 국내이자율스와프(IRS) 금리를 뺀 값인데, 8월 초 -95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달 29일 기준 -171bp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달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

요약

외환시장 리스크 '금융위기 수준'

외환시장 시스템 리스크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매우 높은 것. 우리나라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일 오후 3시 5년 만기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8bp(1bp=0.01%p)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 56bp를 넘었다. 9월 초 31bp까지 떨어진 CDS 프리미엄은 지난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결정한 직후인 22일엔 45bp, 23일엔 50bp로 올라섰다.
CDS는 채권이 부도날 경우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원금을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한국 정부의 외평채 부도 우려가 클수록 CDS에 붙는 보험료(프리미엄)도 올라간다.
달러 유동성 지표인 스와프베이시스(통화스와프 금리에서 이자율스와프 금리를 뺀 값)도 역전폭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 70bp 안팎이던 1년 만기 스와프베이시스는 지속적으로 벌어져 28일 -143bp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
한국투자증권이 G10 통화를 대상으로 달러화대비 변동률을 계산한 후 외환시장의 시스템리스크 지표를 산출한 결과 평균 73%로 주식시장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스템리스크는 80% 수준
시스템 리스크란 개별 기업의 부실위험과 달리 금융시스템 전체가 부실화되는 위험을 의미한다.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 또는 위험자산 간 위험의 전염, 디레버리징과 유동성 위축, 위험자산 가격 하락과 안전자산 도피 등의 현상
현재 외환시장의 시스템 리스크 지표는 전고점에 가깝게 상승해 있다. 금융위기 당시 80%로 치솟았던 외환시장 시스템리스크 지표는 2011년 이후 하락하며 달러 환율 모두 낮은 수준에서 안정된 기간이 이어졌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 위기를 기점으로 급반등했던 시스템 리스크 지표는 소폭 하락한 뒤 최근 다시 급등세
글로벌 외환시장이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동조현상을 보이고 금리와 같은 소수의 거시경제 요인이 큰 영향
"외환 옵션시장에 반영되어 있는 투자자들의 기대변동성과 비교해, 글로벌 외환시장의 체계적인 리스크가 실제로는 더욱 높은 수준일 수 있어 유의해야

요약

베이비스텝 or 빅스텝… '금리 딜레마'에 빠진 한은

금리 0.25%p 올리면 대기업 절반 '좀비기업..연말 자금난 공포